[J-HIPHOP INTERVIEW] SHAKABOOZ

DEON/J-HIPHOP Interview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2. 24.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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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DEON입니다.

최근 한일 래퍼간의 교류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지금,

일본에서만 얻을 수 있는 흥미로운 콘텐츠를 생각해봤습니다.

그리하여.. 두둥..

한국 래퍼들의 모습만이 아닌, 일본 래퍼들의 모습을 담은 인터뷰 및 영상자료를

올해부터 킥앤스냅의 콘텐츠로서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이지만, 힙합이란 문화 안에서는 사뭇 다른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어요.

아티스트의 인터뷰와 더불어 일본 힙합 신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도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좀 늦었습니다만, 2016년 첫 포스팅,

일본의 래퍼 SHAKABOOZ와의 인터뷰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especially thanks to

♪C Angrince

OMG Crew (Otaku Music Group)

Prologue

일본의 젊음의 도시라고 하면 시부야. SHAKABOOZ(샤카부즈)라는 랩 네임을 사용하는 그를 처음 만난 건 작은 라이브 공연장에서였다. 한 눈에 봐도 화려한 차림을 한 그는 뭐랄까.. 래퍼보다는 비주얼 밴드의 보컬과 같은 느낌이 강했다. 라이브 직전 맥주를 시원하게 들이키는 천진난만한 모습과 밝은 성격이 우리의 대화를 쉽게 이끌어 주었는데, 실제 라이브에서는 존재감을 과시하며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 SHAKABOOZ. 그 자리에는 그의 음악적 동료인 'Teslacoil', 'フォレスト55(포레스트고고)', 'ANATOMIA', 'コカツ・テスタロッサ(고카츠테스타롯사)'도 함께했다. 정확히는 SHAKABOOZ with Friends 라는 이름으로 참가했었다.

사실 SHAKABOOZ와는 같이 곡을 작업한 적도 있다. 'OMG Crew' 에서 기획한 'It G Ma'의 리믹스를 만들었을 때, 한일 래퍼들간의 교류를 통해 작업이 성사된 것이다. 당시 필자가 통역을 하면서 정보교환을 하던 도중 라이브 소식을 접하고 찾아가게 된 것.

그리고 얼마전 1달만에 작업기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훌륭한 퀄리티의 믹스테이프 'Hikari Yami Hikari를 공개하면서 예전부터 생각했던 인터뷰를 진행하고자 그와 연락. 흔쾌히 수락해주었고, 서로 매우 편안한 태도로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었다.

Interview

D - DEON

S - SHAKABOOZ

D : 작년 라이브 이후로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SNS에서만 봤지만 머리색이 굉장히 자주 바뀌는 것 같은데 (웃음)

S : 염색이나 탈색.. 굉장히 자주 합니다. 여러 가지 패션을 하고 싶은 편이라서요 (웃음)

D : 오늘 모습도 패션리더네요. 인터뷰용 사진을 촬영했을 때도 왠지 패션 화보를 찍는 느낌이랄까

S : 하핫, 감사합니다!

D :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먼저 SHAKABOOZ 라는 이름에 대한 기원을 알려줄 수 있을까요?

S : 釈迦(샤카 / 석가)와 坊主(보우즈 / 중,스님)를 합한 단어가 SHAKABOOZ 에요. 그래서 불교라고 많이 묻기도 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무교에 가까워요. 제 사상은 불교의 영향을 받았죠.

D : 그러고보니 앨범 커버나 뮤비에도 자주 어필 했었던 것 같네요. 힙합음악에 빠지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S : ‘降神’(오리가미)라는 힙합 그룹에서부터 인 것 같아요. 딱히 지금의 스타일에 영향을 준 건 아니지만 계기라고 한다면 그때 부터죠. 사실 처음에 저는 랩을 싫어했어요. 갱스터 같은 이미지 때문에요 (웃음). 대신 록(ROCK)을 좋아했죠. 그러다 ‘오리가미’를 듣고 갱스터의 이미지만이 힙합이고 랩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시작했던 것 같고.. 18살 때부터 했어요.

D : 사실 이번 믹스테잎의 ‘GOD’을 듣고 약간 록커의 인상도 받긴 했는데 말이죠 (웃음) 그럼 음악을 시작한건 다 빠른 시기였군요?

S : 네. 샤우팅했던 시기가 있었죠 (웃음) 음악을 시작했던 시기는 14살 정도였어요. 그 땐 기타로 작곡을 했었죠. 무료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작곡을 하기도 했어요. 간단한 편집만 가능한거라 가상음악은 거의 들어있지 않았지만요. 인터넷에도 곡을 올리기 시작한 것도 록 음악이 먼저고, 그 때가 17살 정도네요. 그러다가 18살 때 부터 랩을 올리기 시작했죠. 전부 제가 프로듀싱한 걸로요.

D : 그 때 부터 프로듀싱도 겸했군요.

S : 록 음악도 작곡부터 시작했어서 크게 어렵진 않았어요. 사실상 비트를 만드는 쪽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죠.

D : 가사는 어떤 내용으로 쓰기 시작했나요?

S : 가사는 사실 메세지보다는 음악적 요소로만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오래전에 뉴린노 텐세이[추가질문] 라는 곡을 처음 만들었는데, 그 가사가 가지는 의미는 전~~혀 없어요. 마치 초등학생의 작문 같은 (웃음) 그 때부터 저에게 가사는 부수적인 요소였죠. 제 안에서는 플로우와 라임을 가장 중시하고 있어서… 항상 가사에선 의미가 없어요

D : 항상?

S : 항상. (진지)

D : 진지하게 들은 제가 잘못된 건가요 (웃음)

S : (웃음) 사실 어떤 행동에 대해 ’의미가 없다’라는 것은 없다..라고 생각해요. 그 어떤 행동 하나에도 의미가 있고, 일단 행동을 한다면 적당히 한 일에 대해서도 의미라는 것은 나중에 그 가치가 부여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제 행동에 대해 너무 무게를 두지 않죠. 너무 많이 생각해서 만드는 것도 부자연스럽잖아요? 그런 식으로 가사를 쓰다 보니 가끔씩 뜬금없는 가사가 있는 경우는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사에 대해서 많이 지적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요. 좀 더 의미가 잘 전달되는 가사를 쓰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가 많은데, 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D : ﾌｫﾚｽﾄ55(포레스트고고)와 ANATOMIA 와 같이 한 「園」에 대해선 가사에 대한 의도가 잘 전달된다고 생각하는데요

S : 그것도 사실.. 깊은 뜻을 담아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뭐.. (웃음) 당연한 것을 이야기하는 거죠. 정말 카페에서 이야기하는 감각으로.. 그러니 딱히 의미는 없죠

D : SHAKABOOZ가 말하는 가사의 ‘의미’와 ’메시지’라는 것은 리스너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깊은 것을 말하는 것 같네요.

S : 그럴 수도 있겠네요.

D : 곡을 만드는 과정이 궁금하네요.

S : 먼저 트랙을 듣고, 구성을 생각하고.. 가사라고 한다면 저의 경우는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을 적어요. 그다음 제 스타일에 맞는, 곡의 분위기나 듣기 좋은 단어로 변환해나가요.

D : 그런 부분에선 또 가사가 우선시 되는군요 (웃음), 과연, 이런 방식이라면 제가 느낀 메시지가 전달됐던 것도 이해가 되네요.

S : 그렇네요 (웃음) 제 가사가 문장같이 되어 있잖아요? 그런 작사 방식에서 나온 것 같아요. 제가 지향하는 플로우와 멜로디를 위해 단어의 구조를 과감히 버리기도 하죠.

D : 그런 의미에서 좋아하는 힙합 곡이나 아티스트는?

S : 음… 매일 바뀝니다 (웃음) 기분에 따라 바뀌네요, 최근이라면 ‘A$AP ROCKY’의 ‘Excuse me’ 가 되겠네요.

그런데 가사는 전혀 모릅니다 (웃음) 플로우의 감각과 비트로 판단해요. 아티스트라면 ‘Denzel Curry’ , ‘ROB BANK$’..클라우드 랩을 많이 듣네요. 이 아티스트들 뮤직비디오에 간혹 일본 문화가 나와요. 닌텐도 64라던가 포켓몬 이라던가.. 그런 뮤직비디오의 느낌도 좋아서 들어봤더니 음악도 제 스타일이더라구요

D : 다른 쟝르라고 한다면?

S : 일본의 비주얼 밴드 Dir En Grey 해외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밴드에요. 그 사람들에게서 라이브 퍼포먼스나 가사도 영향을 받아요. 제가 좋아하는 건 힙합으로 소화하고 있어요. 음.. 전체적으로 보면 어둡거나 슬픈 노래를 좋아해요. 느낌이 쳐지는곡이 라던가.. 감성적인 편이라 생각해요 (웃음)

D : 일본힙합음악은 듣나요? 플로우나 멜로디에 영향을 줄만한 아티스트들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데

S : 어… 거의 듣지 않습니다. (웃음) 진짜 한명도 안들어요 (웃음) 유일하게 듣는다고 한다면 ‘野崎りこん’(노자키리콘). 인터넷 래퍼인데, 그 사람만 듣네요.

D : ‘ぼくのりりっくのぼうよみ’(보쿠노리리쿠노보우요미)는요?

S : 그 친구는 사실 옛날에 같은 레이블이었어요 (웃음) idler records(아이도라 레코즈)라는 레이블에 저, 電波少女(덴파쇼죠 / 전파소녀), ぼくのりりっくのぼうよみ, nera_k, 野崎りこん가 있었고, 가끔 마이크 릴레이(단체곡을 만드는 것) 하기도 해요. 이 레이블의 색이라고 하는게.. 뭐라고 할까요.. 힙합이라고 딱 정의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제가 지향하고 있는 음악도 그런 느낌이거든요. 힙합이란 장르에 너무 갇혀있고 싶진 않아요. 랩을 하나의 작사 법으로서, 일종의 표현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랩에 대해서 그렇게 추궁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아요. 굳이 제 음악에 장르를 붙인다고 한다면 힙합이라고 해야 하겠지만요 (웃음) 일단 타인에게 잘 전달되기도 하고요.

D : 이번에 발매한 믹스테에프’hikari yami hikari’도 그런 성향이 강하다고 생각해요. 믹스테이프 이야기로 이어갈텐데, 컨셉과 방향성이라는게 있다면?

S : 그런건… 없습니다 (웃음)

MIXTAPE 'Hikari Yami Hikari'

다운로드 링크

D : (웃음) 타이틀도 즉흥적인?

S : 네 맞아요. 그날의 분위기로 정했습니다. (웃음) 제 안에서는 콘셉트를 정하지 않는다던가 자연스러운 흐름을 타는 것이거든요… 한마디로 제 몸을 맡기는 것이잖아요? 약간 운명같은, 저에겐 그런 쪽이 더 신비적이기도 하구요. 운명이 이끌어준다고 생각하는 거죠.

D : 공감이 가는 부분 이네요. (웃음) 사실 재즈라는 장르도 즉흥적인 것으로 형태를 만들어나가는 음악이잖아요.

S : 맞아요.. 역시 제 음악의 장르는 재즈네요 (웃음) 하지만 믹스테이프의 트랙 배치나 흐름에 대해서는 많이 고민했어요. 구상이나 콘셉트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이유도 있는데, 이 앨범을 거의 1달 만에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그 때 까지 생각하고, 구상하고 있던 모든 걸 한순간에 쏟아낸 느낌이라 앨범화를 해도 될 정도의 일관성이 생겼던 것 같아요. 이 악물고 ‘이런 앨범을 만들자!’라고 해서 만든 건 아니었기 때문에 (웃음) 만약 시간을 둔 상태에서 곡을 만들었다면 같은 앨범에 들어가진 않았을 거예요.

D : 이번 믹스테이프 안에서 굉장히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고도 생각해요. 타이틀 그대로 yami (어두운)에서 hikari(밝은)로 흐르는 전개에 따라 바뀌는 곡의 내용이라던가..

S : 네 맞아요. 가장 시간이 많이 소비됐던 부분이 트랙 배치라서 (웃음) 곡의 주제도.. 알아서 내려옵니다. (웃음) 갑자기 영감이 떨어지는거죠. 그러니 어떤 특정 활동에 대해 영향을 받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오늘의 대화들도 이후 곡을 쓸 때 자연히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거고, 아까도 말했지만, 가사를 작성할 때와 같은.. 운명인거죠 (웃음)

반대로 책이나 다큐멘터리, 다른 사람의 가사들을 보고서 바로 영감이 떠올라 작업을 하는 경우는 없어요. 임팩트가 있는 것이었다면 나중에 가사에 자연스레 녹아있는 거죠.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 믹스테이프는 1달 만에 제 역량을 다 쏟아내서 만든 거라 만족스럽기도 하지만, 사실 굉장히 지친 상태이기도 해요.

D : Parallel의 경우는 뮤직비디오도 있는데, 전부 직접 촬영, 편집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애니나 게임의 요소가 많이 등장하는데 꽤 좋아하시나 봐요.

S : 영상편집은 즉흥적으로 합니다만 (웃음) 게임이나 애니는 엄청 좋아해요. 특히 ‘파이널 판타지 7’을 정말 좋아해서.. 한 30번은 클리어했어요. (웃음) 히로인인 ‘티파’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해요. 제 몸에 타투가 있는데, 나중에는 등에 파이널 판타지 7을 새기려고요. (웃음) 애니는 ‘데스노트’랑 ‘돌아가는핑드럼’을 가장 좋아하는데, 후자는 별로 유명하지 않네요.

SHAKABOOZ - Parallel

D : 만화책보다는 애니를 많이 보나요?

S : 아뇨, 전 만화책을 더 좋아해요. 자기 페이스대로 볼 수 있으니까.. 데스노트에 관해서는 만화책보다 애니를 더 좋아해요. 사운드 트랙이 너무 좋거든요. 그것 말고도 메이저급 애니.. 나루토, 블리치, 원피스 다 좋아합니다 (웃음)

D : 다시 음악 이야기로 돌아와보죠. 혹시 롤 모델이 있다면?

S : 특별히 없어요. 남들과 다른 것을 쭉 하고 싶다고 생각하거든요.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고.. 자유로운게 좋아서요

D : 일반 직장인은 못하겠군요 (웃음)

S : 네 (웃음) 학교도 고 1 중퇴했어요.

D : 와우

S : 학교 갈 필요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학교 가는 게 정답이라 생각하지도 않고.. 많은 사람들이 학력에 너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의 경우는 중학교 때부터 그런 생각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딱히 부모님도 특별히 반대는 하지 않았어요. 대신 자기 몫은 해야 하는게 조건이었죠.

D : 굉장히 관대하신.. (웃음) 멋지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 체감상 일본 힙합신이 굉장히 침체되어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떤가요?

S : 말하기가 좀 조심스럽긴 한데요, 일본인은 리듬감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음악을 듣는 방식이.. 다른 나라의 경우 리듬을 우선시해서 많이 듣는데, 일본인은 멜로디를 중심으로 듣는 경우가 많아요. 전 힙합 음악이 리듬의 비중이 큰 음악으로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일단 일본인이 흥미를 가지기 어렵다는 전제를 깔고 들어가는 장르가 힙합인 거죠. 그게 결정적인 이유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겸허한 성향의 사람들이 많잖아요. 힙합 음악은 공격적이고 직접적인 표현이 많고요. 일본인들이 듣는 전체적인 음악 성향에서 그런 걸 추구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 일본이라는 나라와 문화 자체가 힙합 음악이랑은 안 맞는다고 생각해요

D : SHAKABOOZ의 음악에는 멜로디 감이 충만하다고 생각하는데요 ?

S : 저도 일본인의 특성을 인식하고 있어요. 랩을 듣지 않는 사람에게도 어필을 하고 싶거든요. 힙합은 갱스터나 무서운 사람들이 하는 음악이라는 인식이 일본에는 아직도 남아있거든요. 정말 깊이 침투해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 벽을 좀 부수고 싶어요. 아직도 랩을 한다고 하면 바보 취급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는 사람이 적어 이야기할 기회가 없기도 하고..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D : 그런 인식들이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S : 글쎄요, 그런데 최근 일본 학교들의 필수 과목으로 댄스가 도입되기 시작했어요. 정말 최근이고, 심지어 의무화되어있어요. 그런 영향으로 일본의 사고방식이나 문화가 점점 바뀔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유럽이나 미국 같은.. 댄스는 힙합이랑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서, 어쩌면.. (웃음) 그런 시대가 올 수도 있을 거라 생각힙니다.

일본 내에서 유명 래퍼로 손꼽히는 SALU, AKLO 조차도 사람들이 잘 모르거든요. 한마디로, 힙합 신 자체가 묻혀있어요. 그 아티스트들을 인지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면 힙합이 흥행할 수 있을 것 같아요.

D : 힙합 패션은 좋아하죠 또.. (웃음)

S : 네.. 근데 듣진 않아요. 힙합은 그냥 패션이라는 느낌이 강해요. 이 카페에서도 힙합듣는사람 저희 둘 밖에 없지 않을까요 (웃음) 근데 실제로 저는 힙합이 유행이 되는 걸 기대하고 있진 않아요. 그건 어찌 되든 저랑은 별 상관이 없고, 그냥 저의 존재가 유행했으면 좋겠어요 (웃음) ‘내가 유행해라’라는 간지입니다 (웃음)

D : 인터넷 랩 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요. 인지도가 높은 DAOKO, Jinmenusagi 등, 인터넷 랩 신 출신이 많은데 일본 힙합 신 내에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고 들었어요. 실력이 없다던가.

S : 최근 일본 힙합신에서 지역감이 없어졌다고 생각하거든요. 옛날에는 미국의 웨스트, 이스트와 같이 각 지역마다의 분위기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인터넷이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그런 지역감도 없어지면서 음악적 진입 장벽도 낮아졌어요. 장소도 관계없고요.

그래서 인터넷 래퍼들은 그 어떤 영향을 받지도 않고 자기 신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하고 싶은 걸 그만큼 하는 거죠. 그에 합당한 스테이지가 넷 랩 신이라 생각해요. 힙합을 자본화하려고 생각하는 사람도 굉장히 적다고 생각하고요.

애초에 힙합을 비즈니스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원래 음악의 본질이 상업이 아니고 즐기기 위함이니까. 저도 팔리기 위해서 제 스타일을 바꾸고 싶진 않아요. 절대로. 즐겁지 않잖아요. 자기가 해서 즐겁지 않다면 일과 같으니까 차라리 일로 돈 벌고, 그 돈으로 음악을 즐기고.. 음악으로 돈을 벌게 된다면 그건 ‘운이 좋았구나’라고밖에 생각안해요.

넷 랩 신도 그것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즐기는 거죠. 저 자신도 재미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인생은. (웃음)

D : 주목해줬으면 하는 아티스트가 있나요?

S : CPCPC요.

D : 어떤 분인가요?

S : 제가 하고 있는 크루에요 (웃음) 올해부터 시작한 크루입니다. 유튜브에 한 곡 올라가 있으니 확인해주세요 (웃음) 면밀히 말하면 저보다도 CPCPC를 봐주길 바라요.

CPCPC - Hands

D : (웃음) 참고로 CPCPC는 어떤 의미인가요? 크루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려요.

S : 일단 의미는 절대 말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웃음) 크루는 저와, 이번 믹스테이프에도 참여한 ‘コカツ・テスタロッサ’(고카츠 테스타롯사)로 2인 크루예요. 실은 제가 먼저 꼬셨어요 (웃음) 개인적으로 엄청 멋있고 존경하는 래퍼였거든요. 간지가 나요… 입는 옷도 엄청 비싸고.. 물으면 25만 엔(250만 원) 이라던가.. (웃음)

같이 한 곡이 3곡 정도 있는데 전부 멋지게 완성돼서 크루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이야기를 해봤더니 바로 좋다고 승낙해주셔서 같이 하게 됐어요. 아직 그렇게까지 밀접한 관계가 아니긴 하지만요. 전 이제 CPCPC로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올해 안에 정규 앨범을 낼 예정이에요. 코카츠 씨에겐 아직 이야기하진 않았지만요 (웃음)일단 계획으로는 3월에 아이튠즈로 4~5곡 정도 선보일 생각이에요.

D : 슬슬 인터뷰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Keith Ape’에 대한 이야기가 어쩔 수 없이 나올 것 같은데

S : 사실 음악적으로 키스 에이프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요. 물론 싫어하지도 않지만요. 키스 에이프의 ‘It G Ma’가 멋지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 뿐이네요.

D : 만약 한국에서 러브콜이 온다면?

S : 멋있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환영입니다 (웃음) 사실 트랙 메이커를 엄청 모집하고 있어요. 사실 지금 한국 쪽이 훨씬 더 발전해있다고 생각해요. 음악에 대한 모든 부분에 대해서요. 그런 의미에서 만약 한국의 아티스트와 콜라보를 한다면 퀄리티 높은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